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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캠핑기] 도고 모두캠핑장(2)

SIMTong 2021. 1. 17. 08:06

나 홀로 캠핑 일기

도고 모두 캠핑장


어느덧 8월도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캠을 중단해야 할 시점이란 뜻이기도 하지요.

(대학원 개학 시즌입니다.)

어떻게 다시 불 붙인 캠핑이었던가요.^^

베란다 선반에 쌓여있던 장비들 말리자고,

동네 공원 잔디밭에서 펼친 것이 시초가 되었지요.

잘 정리해서 아들을 위해 고이 keep 하던가

중고로 처리할 생각이었습니다만,

정작 펼쳐두고 나니

계속 펼쳐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그리 많은 시간을 쏟은 것은 아니다만

대학원 방학기간 내내 쉬지 않고 펼쳤습니다.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물론 말릴 목적이라 '각'은 고려치 않았지요^^ ​

 

이제 개학 시즌입니다.

슬슬 장비는 정비해서 보관하고,

11월까지는 가정과 학업, 회사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마지막 캠핑이라고 단정하고!

 

​그래도 주말에 기회가 된다면 나와보겠다는

마음속의 설렘은 막을 수 없습니다.

동계 장비는 없는지라

늦어도 10월 중순을 마지노선으로 하고~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깁니다.

"오늘내일 비 온다는데?"

"그래? "

마눌님의 조언에 잠시 앉아서 생각해봅니다.

일기예보를 믿을 수가 없는지라

결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사장님, A27이나 A29 자리 들어왔는가요?"

" 토사가 쏟아져서 못 들어가요,

들어오셔서 다른 자리 찾으셔야 합니다."

'흠...

조용했던 밤나무골이 장마 영향을 받았나 보군.'

'그래,

아무래도 비 소식이 있으니

그늘 덕을 볼 생각은 접어야겠다.'

상대적으로 평지인 도고에 연통을 넣으니

금요일부터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오늘 출발하게 되면 전화드리겠습니다."

그래도 금요일 출발은 무리일 듯싶어

채비만 해둔 채 휴식 모드로 전환하고

샤워 후 시원한 캔맥주로 하루를 정리합니다.

다시 찾은 모두 캠핑장

토요일 아침,

챙겨둔 짐을 챙겨서 출발!

동네 마트를 들러서 식량을 확보하고

확인 전화부터 날립니다.

"사장님, 오전에 들어가도 될까요?"

"예, 들어오시면 6번이나 7번 사용하세요"

날씨가 흐린지라 금방이라도 쏟아질까 싶어

서둘러 도고를 향해 달립니다.

도착하니 9시 30분!

아무도 없네요??

사장님도 일 보러 가셨다고 혼자 있으랍니다.^^;

아직은 해가 숨어있군요~

비 올 날씨인데... 서둘러 세팅부터 하기로 합니다.

한편으로는 우중 캠핑을 기대해봅니다.

'혹시 모르지^^

짤막하게라도 빗소리 들을 수 있을지'

지난번 그 옆 자리에 다시 터를 잡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그늘 있는 9번이나 10번이 좋은데,

예약이 되었다고 하니 아쉽기만 하네요.

집짓기 공사를 마치니 곧 11시!

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렸습니다.

샤워장에서 냉수와 온수를 번갈아 맞아가며

체온을 낮춰봅니다.^^;;

​시원함 다음에는 뭐다?

그렇습니다. 차갑게 보관된 맥주 한잔이지요.

 

마트에서 아무 생각 없이 주워 담은

호주산 소고기와 비빔면의 콜라보에,

시원한 캔맥주를 곁들이며 아점을 해결해봅니다.

먹방이 목적이 아닌지라 비쥬얼이 영 안좋죠?^^;;

 

더위에 노출된 열무김치의

발효된 냄새가 찌개를 끓이게 만드네요.

식후 휴식!

계속 시원한 바람이 불더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레일바이크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네요.

물론 예상을 못했겠지요.

 

짧게나마 시원하게 쏟아집니다.

 

굵은 비가 아닌지라 기온을 낮추려면

30분은 계속되어야 할 듯한데...

 

햇살이 등장하는 것을 보니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오히려 후덥지근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이기적인 생각은 여기까지!

 

구글링 해보니

지독한 폭염이 예상됩니다.

다행히 간간이 선선한 바람이 따라주니

아직까지는 시원합니다만...

오후 2시를 넘어가니 장난이 아닙니다.

샤워를 벌써 두 번이나 더 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샤워장에 의자를 두고계속 버티고 싶습니다만 그건 아닌지라^^;;

옷도 두 번이나 갈아입고 헹궈 널기를 반복하지만

바로바로 마릅니다.

오후 3시, 더위가 절정입니다.

잠시 차에 숨어 에어컨에 의지해봅니다.

 

외부 온도 34도!

 

'어우야~'

선풍기 챙기는 것을 잊은지라,

탁상용 핸디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네가 날 살려주는구나.^^'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지만 열기는 여전합니다.

타프가 열 방출과 분산에는 역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수시로 의자와 핸디 선풍기, 휴대폰을 들고

그늘을 찾아 떠돌아보지만,

곧 빈자리는 모두 채워집니다.

'오호라?

지난번에 푸르던 포도가 제법 익었네.^^'

해도 퇴근하고...

730경 양서방 식구의 방문!

 

시원하게 보관하던 호주산 소고기를 꺼내고,

햇반 3개를 끓는 물에 데웁니다.

묵은지도 꺼냅니다. 시큼하지요~

1시간 반 정도 식사와 커피 한 잔을 곁들이고,

9시경 설거지까지 마친 양서방 가족은 귀가를 하고,

혼자 남아

늦은 밤을 핸디 선풍기와 커피로 버텨봅니다.

 

지난번에는 너무 조용해서 편했는데,

이번에는 여러 부류가 섞인 듯합니다.

 

장정 서너 명이 불멍에 술을 곁들이더니,

밤늦게까지 김광석, 이문세의 노래를 불러댑니다.

흠...

좋아하는 노래들이라 그냥 들어줍니다.^^

늦은 밤 바로 옆으로 세 살 정도 되는 아이를 둔

가족이 입주했습니다.

미운 세 살이라 했었지.^^

다 키우고 보니 왜 이리 이쁠꼬♡♡

아이의 귀여움에 모든 소음도 용서가 되지만,

바닥에 깔아 둔 감성 조명이 잠을 방해합니다.

 

옆집의 사생활을 보호하자고

타프의 측면 날개를 내려봅니다.

새벽 두 시가 넘게 계속된

머시마 팀의 노래와

아이를 재우고 담소를 나누는 부부의

얘기 소리에 잠시 눈을 떴습니다.

물론 더운 것도 한몫했고^^

그래도 새벽녘에는 침낭 속에 들어갈 정도로

시원하게 잘 잔 것 같습니다.

 

 

 

아침 6시부터 좌우 집에서 움직입니다.

'부지런들 하십니다.^^;;'

물론 시간 개념 없는 닭의 기상나팔소리에

멍멍이들의 환상적인 화음 넣기까지...

한 번 겪어봤는지라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이건 무슨 소리지?

선풍기 소리인가?

아무튼 강한 모터 소리가 신경을 거슬리게 합니다.

쏟아지는 잠을 붙잡아 연장해보지만

그래도 7시가 안됩니다.

일어난 김에 씻고,

남은 식량을 털어 아침을 먹기로 합니다.

묵은지 배추김치, 열무김치를 섞은 진라면!

오뚜기 햇반까지!

 

얼큰하게 해장을 하고 설거지를 해치운 뒤

슬슬 짐을 정리합니다.

덥기는 하지만 해는 숨어 있는 상황!

 

텐트와 방수포를 뒤집어 말립니다.

해가 나면 금방일 텐데^^;;

하나씩 정리해서 싣고 쉬고를 반복!

나무늘보처럼 최대한 느림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빼꼼 얼굴을 내밀고 열을 발산하는

8월의 태양 앞에서는

쏟아지는 땀을 막을 수는 없겠습니다.

후다닥 장비를 정리하고 철수 직전에

커지는 모터 소리에 눈을 돌려보니,

드론 형태의 농약 살포용 헬기입니다.

크기도 크고 소리도 요란하네요.

새벽부터 멍멍이가 소리치던 이유가 있었네요.^^

그 강한 모터 소리가 이 녀석이었습니다.

 

바쁜 농사일로 부지런히 움직이셨군요.

'고생 많으십니다.'

 

뒷정리를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시원하게 샤워를 합니다.

흠뻑 젖은 옷가지를 벗어 버리고

뽀송뽀송한 옷을 입은 채로 기분 좋게 귀가합니다.

차 안 에어컨 바람이

여기가 천국임을 말해주는군요.^^

폭염 속 솔캠의 폐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