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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캠핑기] 성거 밤나무골 캠핑장

SIMTong 2021. 1. 17. 07:28

나 홀로 캠핑 일기

성거 밤나무골 캠핑장


 

남부 지방 물폭탄 소식과 함께

주말 전국 비 소식이 있습니다.

 

하여 이번 주는 조용히 집 안일을 하면서

쉬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금요일 퇴근길에 내 눈을 자극시키는

푸른 하늘이 살짝 설레게 만들지만,

일기예보를 믿어보기로 합니다.

물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여

출동 준비는 해두기로 하고!

퇴근 후 옷가지를 챙겨두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그만 몰려오는 피로를 감당하지 못하고

거의 기절하다시피 뻗고 말았습니다. T T

 

아차차!

눈 떠보니 여섯시입니다!

바로 날씨부터 확인 들어가고!

'엥? 둥근 해가?'

 

그것도 엄청 뜨거워 보이는 한 여름의 둥근 해가,

푸른 하늘과 흰 뭉게구름

사이에서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마치 나의 판단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허탈... 아직 가족들은 취침 중!

댕댕이 리틀 푸들 보리만이

인기척을 느끼자마자 조용하라고 짖어댑니다.

'어이 쥔장! 거 좀 조용히 합시다.

엄마랑 나 자는 거 안 보이 쇼?'

주말임을 고려하면 이른 시간이긴 하지요.

먼저 이틀 전에 담가 둔 아들 녀석 운동화랑

내 운동화부터 조용히 빨아서 널고,

주방에 쌓여있는 설거지를 해치우니

아내가 부스스 일어납니다.

'그렇군! 댕댕이 밥시간이네^^;'

울 댕댕이 토이푸들 보리 녀석 1일 1 식인데,

그나마 쥔장님이 주말마다 집을 비워서

뒷구멍으로 간식도 못 얻어먹고 있습니다.

 

'불쌍하다. 조만간 있을

주인님의 음식 흘리기 신공을 기다리거라.'


어제저녁에 장비는 차에 옮겨뒀던 터라

가방 하나 둘러메고 집을 나섭니다.

"조심하셔"

마누라님 인사를 뒤로하고 애마 시동!

'대창 골? 북면 노지?

아니다. 볕이 예사롭지 않다.

오늘은 그늘을 찾자!'

성거 밤나무골 전화 걸기!

"그늘 자리 있어요,

비 온다 해서 손님이 없네요"

"옙! 가서 뵙겠습니다!"

20여 분을 달려 도착!

성거로 가는 도로변에 입간판을 보니

간혹 오가며 보던 곳입니다.

'어라?'

 

가만히 보니 애들 어릴 때,

양서방네랑 가족 캠 왔던 곳이네요.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바로 아래 저수지도 있고!

'흠, 나이가 들었나 보다.^^;;'

"조용하게 하루 보내고 가겠습니다."

"그러면 혼자 쓰실 수 있는 자리를 알려드리죠.

화장실, 개수대가 좀 멀어요.

아, 체온 체크하시고요"

이렇게 두 군데를 탐사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정합니다.

 

원없이 편하긴 한테... 왜 사진이 이따구지^^;;

 

'단독이라 너무 조용하구나.'

저 멀리 보명사에서 퍼져 나오는

염불 소리만이 적정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그늘 덕에 타프가 무색할 정도로 시원합니다.

텐트, 타프를 설치하고 먹거리를 사러 움직입니다.

하나로 마트가 1.4km 거리에 있다고 하니

후다닥 다녀와야겠습니다.

애마를 몰고 성거 시내로 이동합니다.

 

마스크 착용, 소독용 티슈로 세정하며,

빠른 속도로 장 보기를 마무리하고

캠장으로 복귀!

 

시간은 오전 10시!

아점은 컵라면과 햇반으로 해결합니다.

물론 컵라면에도 계란은 필수지요.^^

'점심은 고기를 굽고,

저녁은 곱창을 데워서 맥주 한잔해야겠다.'


식후에 쓰레기 분리수거 겸하여

샤워하러 이동합니다.

샤워장과 화장실은 맨 끝, 입구에 있습니다.

그나마 걸을 거리를 만든 셈이죠.

 

맥주를 즐기는 나로서는 자주 이동할 듯한데...

좀 적게 마셔야겠습니다.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타프 지주대에 빨래를 널어둡니다.

아침에 볕이 드는 자리라 여름에 적합할 듯하네요.

장비를 말리고 귀가하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샤워 후엔 뭐다?

그렇죠 시원한 캔맥주 한잔!!!

 

캔맥주 하나를 꺼내고 들이킵니다.

시원하고 쏴한 느낌이 목구멍에서 느껴집니다.

챙겨 온 책을 곁들이며 시원한 시간을 보냅니다.

가방이 보온 보냉이 되는지라 생각지도 않게

아이스박스 대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하나로 마트에서 얼음덩어리를 사서 넣어뒀더니

냉장고가 따로 없네요.

 

집에 있는 아이스박스는 부피가 있으니

귀찮아서 잘 안 쓰게 되더군요.

수년 전에 아들과 배낭여행 갔을 때 현지에서 잔뜩 산 과자를 담으려고 샀는데, 아주 유용한 듯. 개인적으로 여행 가방으로도 쓴다.

 


맥주 한 잔을 걸치고 나니 소화를 시켜야 하겠습니다.

맛난 저녁을 생각해서입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매너 타임'

 

맘에 듭니다. 적극 준수합니다.

사실 나도 캠핑 초기에 아이들과 함께 다닐 때는

주변 생각을 덜 했지만,

그래도 9시 넘으면 정숙은 지켰었는데...

물론 아이들도 내내 놀았는지라

그 시간이면 뻗기 일쑤였고...

바로 앞 카페로 추정되는데 웬 보트?

마린보이 클럽일까요?

 

밤나무 골에 걸맞게 밤나무 숲이 울창합니다.

가을에 오면 밤은 그냥 줍다시피 하겠네요.

밤나무골 캠핑장에는 총 80여 개 사이트가 있습니다.

위로 갈수록 화장실, 개수대 접근이 어렵지만

시원해서 좋을 듯합니다.

물론 전기도 문제없고!

이건 살구도 아니고 개복숭아도 아니고... 누구냐 넌!

 


패밀리 톡에 상황 보고를 날리고

급 피곤을 해결하려 의자에서 눈을 붙여 봅니다.

개운하다 싶어 눈을 뜨니 3시네요.

맞습니다. 점심시간입니다.^^

가방 안에

시원하게 보관된 고기 두 팩을 꺼내서 굽습니다.

빛깔이 너무 좋습니다.

 

아삭한 김치와 고추냉이를 곁들이니

맛이 아주 끝내줍니다.

그래도 좀 느끼한 듯해서

남은 김치와 곱창으로 찌개를 끓여 해결했습니다.

 

'아주 맛나게 점심을 해치웠네.^^'

비주얼은 폭탄이지만 맛은 끝내준다.

 


다시 식후경, 산책 시간!

입구부터 오늘 입주한 사이트까지의 동선으로

순서대로 정리해봅니다.

널찍한 입구, 관리사무소와 화장실,

유아 풀장과 놀이터가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에는 장작과 아이스크림도 팝니다.

매점을 겸하고 있습니다.

 마당 바로 위가 B사이트입니다.

어린아이들과의 캠핑이라면 여기가 좋을 듯합니다.

호두나무를 지나서 직진하면

왼쪽 A 사이트, 오른쪽 B 사이트 진입로가 나옵니다.

\A사이트 진입로에서 바라본 전체 모습입니다.

저 멀리 구름이 인상적이네요.

비를 몰고 오는 구름일까요?


산책을 마치고 맥주를 곁들이며​

조용하게 코빅 오지라퍼를 보며 웃다 보니

어느새 해가 넘어가네요.

화로대 불을 피우고

남은 김치 곱창 찜을 안주 삼아

캔 맥주 두 개를 더 털어 넣습니다.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가스등으로 분위기를 잡아봅니다.

 

사발 카누 한 잔 들이켜며~♡♡

대낮부터 모기향을 세 군데나 피웠더니

모기는 없는데 어지럽군요.^^;;

더위를 식히고자 또 한 번 샤워를 합니다.

오전에 헹궈서 널어둔 옷가지가 벌써 말랐습니다.

갈아입고 다시 행군 것들은 모닥불에 말려봅니다.

드디어,

마지막 장작을 넣었습니다.

장작이 타버리고 어둠이 엄습해옵니다.

 

'그래, 가스등 몸값 좀 뽑아주자.'

 

다 좋은데 모기가 회식 나왔나 봅니다.

아주 가렵습니다.

모기향도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서둘러 가스등을 끄고

텐트 안으로 피신하여 뒹굴 모드로 전환합니다.

위 사이트에 어르신들의 담소가 길어집니다.

반주를 하셔서인지 목소리도 커지지만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바로 취침 소등합니다!

토요일 밤을

꺼져가는 모닥불과 함께~

 

 


일요일 아침,

산새들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비는 내리지 않았나 봅니다.

개운하다고 생각해서 시간을 보니

 

'어랏, 여섯 시다.'

좀 더 누워서 뒹굴뒹굴합니다.

잠이 잘 옵니다.

한 시간을 더 자고

일곱 시가 돼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멀고 먼 화장실을 찾습니다.


비는 오후 늦게 전국 확대라는데

어째 벌써부터 하늘이 뿌옇게 바뀌고 있습니다.

 

비 쏟아지기 전에 커피 한 잔 하고

철수 준비를 해야겠네요.

후다닥 설거지를 해치우고

텐트부터 뒤집어서 말리기 시작합니다.

 

타프는 우중 캠핑 기대하고 그대로 두기로 하고~^^

 

마지막 가스를 모아서 사발 카누 한 잔!

 아침은 김치볶음밥으로 깔끔하게 해결했지요.

마지막 불꽃을 피워 탄생시킨 시커먼 사발 카누

 

오전 아홉 시,

너무 부지런을 떨었나 봅니다.

이제 슬슬 타프를 걷고 집으로 돌아갈까 싶은데

나무 아래가 너무 선선합니다.

의자에 앉아 멍 때리기를 한 시간!

여전히 비는 오지 않습니다.

'이제 움직이자!'

들어올 때 그 모습 그대로,

마치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정리를 했습니다.

 


묵혀둔 장비를 꺼내서 살균 건조하겠다던

마음에서 시작한 솔캠!

어느덧 3주 연속입니다.

매 주말을 자연에 기대어 살고 있는 셈이지요.

어지간히 세상사 돌아보고 싶지 않은 건지,

정말 리프레시와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봅니다.

다른 건 몰라도

머무는 그 시간 동안만큼

나는 물리적으로 자유로운 것은 확실합니다.


일요일 아침,

절에 불공드리러 올라가는 차들이 늘고 있습니다.

 

다들 신념을 갖고 노력하는 것일까,

지치고 어리석은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가르침을 얻으러 가는 것일까,

그냥 관계식을 위해서일까요?

세상은 일곱 빛깔 무지개만 있지 않지요.

그런데 마치 그 색과 닮지 않고

다르다고 생각하면,

스스로의 정체성을 잊고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하거나,

잔디 깍듯이 똑같은 크기로 맞추려 합니다.

나 자체가 소중한 존재임을

스스로 믿는 사람들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저의 일상 블로그입니다.

 

주저리주저리 장황스럽기도 하지만,

간혹 읽어보면

촌스럽기도 하고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래서인가,

하나씩 다시 다듬는 작업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다들 새로운 오늘을 즐기시길

바라봅니다.

 

Cheer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