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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행기 리뷰] 당진, 합덕 돌아보기

SIMTong 2021. 1. 9. 15:34

춥기는 추운가 봅니다.

베란다 새시에 김까지 서리네요.

 

휴가 기간 매일 장거리 당일치기를 했던지라,

오늘은 집에서 시체놀이를 할까 했지만

결국 또 집을 나섭니다.

 

성격상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해서요^^

출근까지 기간은 여유가 있지만

해외는 티켓이 없고 강원도를 가자니

 

정오에 출발하는 당일치기로는 좀 아닌 듯하고...

근처를 뒤져보기로 했습니다.

 

결론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


 

당진/합덕 투어

아미 미술관 - 합덕 성당 - 카페 해어름 - 솔뫼성지


01 아미 미술관

주변을 돌아볼 생각으로 구글링을 하다가

합덕에 미술관이 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애마를 몰고 합덕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5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아미산 주변에 있는 아미 미술관!

평일이라서 그런지 주차장이 한산합니다.

쌀쌀한 날씨도 한몫하는 것 같고~

아미산 근처 폐교를 리모델링해서

반은 작업실, 반은 전시실로 운영하고 있다는 정보와

입장료가 3000원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본 것 같은데

그 사이에 올랐나 봅니다.

그나저나 천안은 찬바람만 쌩쌩인데

아산을 지나니 여긴 눈밭이네요^^

담쟁이였던가?

아주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강제한 인테리어 같지 않아서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가스통이 깡통 로봇으로 변신했네요.

뒤에 서 있는 나무가 녹색으로 옷을 갈아입으면

지금보다는 더 따듯해 보일 듯합니다.

 

전시실 입구는 고양이들의 천국입니다.

거기에 흰색의 벽채가 편안함을 더해줍니다.

전시실들을 연결해 주는 복도도 간결하고 깔끔합니다.

 

고양이들의 파라다이스,

마치 고양이 테마 전시관인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박스를 좋아하는 고양이들^^

카리스마 냥이와

따뜻함이 풍겨나는 고양이 그림 모음을 올려봅니다.

전시실 하나를 고양이 패션쇼로 꾸민 듯한데,

죄다 심장 폭행범들입니다.

너무 귀엽네요.

[고양이 갤러리]

 

 

 

돌아보니

고양이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작가님이신가 봅니다.

복도 한편으로는 전체가 고양이 세상입니다.

 

 

반대편 복도,

봄날의 따듯한 아침 햇살이 창문을 파고들면,

 

그 아래에 침대에서는 누군가 늦잠을 깨고

기지개를 켜고 있을 듯한,

그런 상상이 되는 이미지랄까^^

반대편 복도를 채우고 있는 작품들,

어떤 의미인지는 설명이 없어서 그냥 눈으로만

호강하기로 합니다.

 

인터넷에서 이 사진을 보고

마음을 굳혔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기분이 다르네요,

 

추억,

나를 지금까지 이끌어준 마음속의 에너지,

 

지금은

앞으로 나를 끌어줄 추억을 만들어가는 중이겠지요.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을만한 그림과 색감들,

늦은 봄과 초여름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애니메이션 갤러리]

 

 

 

전시실을 뒤로하고 퇴실합니다.

다시 입구에서 냥이들의 환송을 받아봅니다.^^

'고향에는 아직 국민학교 건물이 남아있을까?

여섯 개 정도의 교실이면 비슷한 크기 같은데...'

 

추억이 아련하게 밀려오는 겨울의 한낮입니다.

 


02 합덕 성당

미술관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를 찾아봅니다.

 

충청도 최초의 성당,

합덕성당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합니다.​

눈이 녹아내리는 시골길을20여 분 달립니다.

 

포근함과 눈이 함께 어우러진 경관,

마음이 더 편해집니다.

건축 양식이

명동 성당, 전주 전동 성당과 흡사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견뎌내려고

여기저기 새 단장한 흔적들도 눈에 띄고요.

성당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만,

 항상 마음을 경건하게 해 주고

스스로를 많이 낮추게 하는 곳임은 확신합니다.

 

 

 

 

 

이번에는 반대편을 앵글에 담아본다.


# 우렁 쌈밥 맛집, 우렁이 박사

어느덧 오후 두 시,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는지라 아점? 점저?

재빠른 구글링으로 지역 맛집을 찾아봅니다.

우렁 쌈밥이라!

주소를 보니 오가면서 한 번쯤은 봤을 법도 한데...

2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

당진 넘어가는 길에 우렁이 박사!

 

예상은 빗나가지 않습니다.

서산, 당진을 오갈 때 봤던 식당입니다.

한 번쯤은 가보자고 마음속으로 다짐은 해봤는데,

이렇게 오게 될 줄이야~​^^

평일이고 밥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한산하네요.

 

혼자 먹기 아쉬워서 덕장 3인 세트를 포장합니다.

오늘 저녁 가족들에게 맛을 보여줘야겠습니다.

 

밑반찬도 담백합니다.

사람들이 왜 줄 서서 먹는지 알 것 같습니다.

 


03 숨어 있는 명소, 해어름 카페

점심도 배부르게 먹었으니

어디 가서 차 한잔해볼까 싶습니다.

 

역시 구글링을 통해 점찍어 뒀었던 카페 주소를

T-map에 입력하고 달립니다.

 

고불 고불 시골길과 비포장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카페 '해어름'​

 

인터넷에서 꽤 유명한 장소로 알려져 있었지만

처음 와봤는지라 감회가 다릅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시끌벅적하다.

연인들, 여사님들 모임으로 1층 좌석은 가득하군요.

봄가을 밤에 오면 훨씬 더 운치가 느껴질 듯합니다.

 

바로 앞에 '매산 해안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식사나 차 한잔하고 산보하기에 좋겠습니다.

창밖으로 서해대교가 보입니다.

실제 보면 더 멋들어집니다.

야경은 더 멋질 것 같습니다.

2층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이 시간에는 1층만 운영하네요.

뜨끈뜨끈한 문경 오미자차 한잔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카페 입구 사진에서 계절별 운치를 느껴봅니다.

겨울에 불빛 공원을 내려다보는 기분도 상상해보고...

만조 때 오면 더 멋진 경관을 즐길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차에 낚싯대 하나 정도는 실어 둬야겠습니다.

가을철에 망둥이 손맛이라도 느껴보고 싶네요.

 

 

 


04 솔뫼 성지

해어름에서 차 한잔하고 해안공원을 둘러보다가

얼어 죽을 것 같아서 바로 발길을 돌립니다.

 

겨울에 바닷바람은 내 몸 어딘가를

잘라내어 가는 듯한 통증을 만들어 냅니다.

 

애마를 몰고 시골길을 빠져나와

아산을 향하는 길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오는 도중에 이정표가 눈에 들어옵니다.

'솔뫼 성지'

양서방이 종종 가보자고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시간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으니 가보자'

솔뫼 성지는 김대건 신부님이 태어난 곳입니다.

 

교황께서 방문하신 뒤로

당진시에서 지역 명소로 확장하는 작업을 한다고 했었는데,

공사의 흔적은 보이지 않네요.

 

벌써 끝낸 것인지, 추워서 멈춰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방문객이 저 혼자네요.

입장료가 있는 것도 아닌지라 조심스레

걸음을 내딛습니다.

 

평일 오후라서 더 그렇겠지만

조용하게 사색하며 걷기에는 제격이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한 바퀴 돌아보고

이제는 정말 집으로 돌아갑니다.

지도상으로 보면 친구가 사는 서산보다 가까운데,

곳곳을 찾다 보니 180km를 달렸습니다.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달리며

메말라가던 감성을 되살려볼 수 있었던

나름 유익했던 겨울 여행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