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돌아보기
서산 간월도 - 삽교천 - 공세리 성당
일요일 아침입니다.
출근하지 않는 날은 항상 힘들지 않게 눈이 떠집니다.^^
루틴을 일정하게 하는 연습을 해보고자
바로 씻고 머리까지 감고 드라이를 합니다.
시원한 우엉차를 한 잔 들이켜고
한편으로 목련 꽃잎차를 마시기 위해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기 시작합니다.
7시 전후, 평소 같으면 회사에 나갈 시간입니다.
컴퓨터를 켜고 논문 주제에 대해 고민하고자
지금까지 정리했던 문서들을 살펴봅니다.
네 가지 주제를 정리해서 저장한 뒤에
거실을 나와 보니, 여전히 취침 모드입니다.
'흠... 오늘은 운동보다는 산책으로 가자.'
오래간만에 바다 내음을 맡아보기로 하고
채비를 갖춥니다.
물론 서산에 사는 친구에게도 연통을 넣습니다.
굴밥을 사주겠다는 것을 사양하고
커피 한 잔 테이크 아웃해서 기다리라고 전합니다.
날이 아주 따뜻할 것 같아서
가볍게 옷을 걸치고 집을 나섭니다.
먼저 두 달이 되어가는 머리카락을 정리하러
단골 미용실을 찾아
후련한 마음을 얻은 후 길을 떠납니다.
물론 애마에게 밥도 먹여주고 말이지요.
01 간월도와 간월암
아산, 예산, 덕산, 갈산을 거쳐서
AB 지구를 거쳐 간월도에 도착합니다.
생각보다 날이 아주 덥습니다.
그래서인지 인산인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푸른 하늘과 잔잔한 만조의 바다에
마음을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힐링이 됩니다.
주차장도 만석이라
가로 주차를 하고 나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오늘 등대도 찾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껏 기분이 좋은 듯합니다.
마치 초봄이나 초가을의 바다처럼
파고 없이 아주 잔잔합니다.
정말 선택을 잘한 것 같습니다.
바닷물의 흔적이 넓어지는 것을 보니
썰물이 시작되고 있는가 봅니다.
더 늦기 전에 간월암에 올라 바다를 봐야겠습니다.
고찰의 흔적이랄까? 세월의 흔적이 맞겠지요.
오늘이 처음이 아닌데 왜 처음처럼 느껴질까요.
작년 여름에 왔었는데
그 사이에 새로운 소망들이 장식을 하고 있네요.
등대 너머로 안면도 방향에서 올라오는
구름의 모양새가 주변과 잘 어우러집니다.
종이 다른 사철나무인가요?
마치 봄인 양 푸르름을 돋아내고 있습니다.
시주만으로는 어렵겠죠^^
어느 사찰이나 연등은 재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소원을 연등에 달아
밝게 빛나는 만큼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찰 내 어디든 불상이 모셔진 곳에서는
허리를 숙이고
역시 소원을 빌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모두들 원하는 것들 성취하시기를 바라봅니다.
물론 누군가를 힘들게 하거나 아프게 하지
않는 바람이라면 말이죠.
오늘은 출구가 막혔습니다.
아무래도 공사를 하느라 양쪽으로 가린 듯합니다.
이제 소원세가 동전에서 지폐로 상향되었네요.
갈수록 동전 지갑은 필요 없을 듯합니다.
아! 그건 비밀로 해야 했는가 봅니다.^^
사철나무라고 적혀진 보호수 앞에서
마지막 컷을 남겨봅니다.
02 당진 삽교천, 삽교 공원
간월도에서 보기로 했던 친구가
식당 거부를 이유로 오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야외에서라도
얼굴을 볼 심산이었습니다만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집으로 오라는 메시지가 남겨 있습니다만
나도 어떨지 모르는 상황이만큼
오늘은 귀가하기로 합니다.
대신 삽교천에 들러서 공원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간월도에서 홍성 IC를 거쳐
서해안 고속도로를 50여 분을 달려 도착했습니다.
역시나 여기도 인산인해입니다.
주차장이 가득 찼습니다.
빠르게 둘러보고 먹거리가 있으면
챙겨서 가기로 합니다.
함상 공원입니다.
실전에 사용했던 퇴역 군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두세 번은 돌아봤는지라
겉으로만 훑어보고 이동합니다.
삽교천 완공과 건축하느라 애쓰신 분들을 기리는
탑을 중앙으로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텐트를 설치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눈에 띕니다.
시장통에서 뭐 사갈 것이 없을까 둘러봅니다.
사람들이 식당에는 들어가지를 않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주변에서 산책을 하거나
포장해서 가는 사람들만 간혹 보일 뿐입니다.
공원을 둘러보다 보니 함상 카페 입구가 보입니다.
기억에는 없는데 카페가 생겼는가 봅니다.
매달려 있는 상륙정이 보입니다.
어린 시절 삼태기 배라고 부르기도 했지요.
야간에 조명이 들어올 것 같은데,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양의 별, 토끼가
한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나름 형상을 만들었는데
왼쪽은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겠네요.
오른쪽은 돛을 올린 배로 보이는 것이
정상이겠지요?^^
30여 년 전 인천 월미도 거리가 생각납니다.
점 집은 없었지만
솜씨 좋은 길거리 화가분들이 많았었는데...
바닷가로 쭉 뻗어 있는 산책로를 걷습니다.
가는 길에 눈에 띄는 휴게소 건물,
안에 의자들이 놓여 있어서 휴게소라 부르겠습니다.
언뜻 보면 망둥이 앞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긴장을 하게 됩니다.
저 멀리로 서해대교 교각과 다리들이 보입니다.
지나가며 저 다리를 볼 때마다
야경이 아쉽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갈매기들이 자력갱생하지 않고
던져주는 새우깡만 받아먹느라
이곳에 밀집해 있습니다.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닌데 말이죠.
인파에 휩쓸릴까 두려워
서둘러 발길을 돌려서 나갑니다.
당진도 시골이라면 시골인데
최근에 군에서 시로 승격된 것을 생각해 보면
젊은 인구의 유입이 한몫했다는 것이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아이들의 연을 띄워주느라 열심인
아빠들을 보니 십수 년 전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 분홍색은 피카추 연입니다.^^
공원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견들도
많이 보입니다.
영상 12도가 넘는 이 따뜻한 날에
산책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 거겠지요.
취미는 좋은데 머플러 소리를
일부러 키워가며 분위기를 저해하지 않았으면 싶네요.
오늘 아주 많이 봤습니다.
교통 신호, 매너까지도 실종된 모습을...
한 바퀴 돌아서 시장을 둘러보고 나가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길래
뭔가 해서 바라봤습니다.
짬뽕집이네요.
짬뽕 맛은 볼 수 없는 상황인지라
그대로 돌아서 나갑니다.
나름 공원인지라 놀이공원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수년 전에 부서원들과 함께
회를 먹으러 왔다가 저 바이킹을 탔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월미도를 모방한 디스코 팡팡도 타봤습니다.
현대식 건물 시장을 찾아갑니다.
어시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카페가 눈길을 끕니다.
잠시 시장 안을 돌아봅니다.
아주머니 아저씨들의 호객 행위는 그대로입니다.
살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아
짧게만 돌아보고 나왔습니다.
아쉽지만 오늘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3시가 다 되어가는데
아침에 귀리 시리얼 이후로 먹은 것이 없어서
조금은 허기가 느껴지고 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뭐라도 챙겨 먹기로 합니다.
03 공세리 성당
T-map에 집 주소를 입력하고 달립니다.
한두 번 와 본 길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달려보는지라 인지하지 못한
새로운 길이 생겼을 수도 있고,
단속 카메라도 늘었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삽교에서 아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산기슭에 붉은 벽돌의 건물을 보게 됩니다.
'아, 맞다! 공세리 성당'
즉시 대로에서 빠져나와 성당을 찾아갑니다.
눈에 보이는 곳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T-map에 의지하게 되네요.
웃긴 것은 성당 주차장이 아닌
동네 은행 뒤편 공터에 주차를 하고 걸었다는 사실입니다.^^
덕분에 사진질을 좀 더 할 수 있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도서관의 모형이 왠지 일본식의 느낌이 풍기는데
저만의 오해인 것 같습니다.
입구에 놓인 풍금 아니 피아노는 사용하는 것이랍니다.
'어디가 진입 로지?'
또 헤매기 시작하다가
바로 길 옆에 화살표를 보고 따라 걷습니다.
오늘 왠지 평정심이 흔들리는 기분입니다.^^;;;
팽나무가 많습니다.
저의 고향에도 800년이 넘는 팽나무가
많이 있는데,
이곳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그래도 팬은 먹을 수도 있고
여름이면 그늘에 기대어 편안함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팽나무는 고마운 나무임이 확실합니다.
출입 이력을 남기기 위해
성당에 전화를 해달라고 하네요.
날이 좋아서 제법 많은 분들이 찾고 있습니다.
아래로는 사진으로 감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성당,
합덕 성당의 앞모습과 많이 닮았습니다.
그동안 인터넷으로 보아 왔던 그 모습을
보게 된다니 살짝 흥분이 되네요.^^
Jesus의 탄생을 축하하는 동방 박사,
말 구유와는 다르지만 이 장면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군 시절에 톱질로
경계 초소 모형으로 이 장면을 만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납니다.
명동, 전주 전동, 합덕 성당의 앞모습과
아주 흡사합니다.
외롭게 서있지만 절대 외롭지 않을
마리아 상을 바라본다.
마리아 상을 중심에 모셔봤습니다.
성당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말씀을 전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과
공감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근 매스컴에서 보아 온 정치적인 성향을 띠는
교회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곳에서 다시 한번 느낌을 받습니다.
성당 부지가 그리 넓지 않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있던 명동 성당도 그러했습니다.
항상 성당 주변을 돌면 앵글을 잡던
습관을 여기서도 발휘해봅니다.
자, 이제 떠나 볼까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는지라
뒤돌아서 한 컷을 더 남겨 봅니다.
참고로 입구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더랍니다.
저는 100여 미터 앞에 공터에 주차를 하고
주변 탐방을 하며 걸어 올라왔고요.^^
신자로 보이는 한 커플이 기도의 촛불을
하나 밝히고 갑니다.
항상 화목하고 행복한 삶을 사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올라갈 때 보았던 사제관을 둘러봅니다.
이곳에도 소망의 촛불은 있네요.
자율이지만 나름 오랜만에 봉헌을 하고
나의 소망을 바라봅니다.
뒤돌아 나가는 길,
왠지 마음이 평온합니다.
한 겨울에 느껴 본 봄날의 햇살,
평온했던 일요일 오후를 이렇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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