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여행

이른 봄 광덕산 나들이

SIMTong 2021. 8. 29. 11:03

 

토요일 밤,

일주일 내내 운동을 한 번도 못한 데다가

일과 학업으로만 시간을 보내서인지

몸이 찌뿌드드합니다.

하여 일요일은 산행으로 몸을 풀어볼 생각으로

6:30에 알람을 맞추고 누웠는데,

피곤하기는 했는지

7시가 조금 넘어서 눈을 뜹니다.

가볍게 세면과 양치만 하고 모자를 눌러씁니다.

거기에 천안천 운동할 때 운동복을 입습니다.

산위는 쌀쌀하니 목 토시를 하나 챙기고,

허리에 둘러매는 가방에는

작은 스포츠 타월과 한라봉, 생수를 한 병 담습니다.

역시 일요일이라 모두 조용하네요.^^

조심스레 집을 나와 30여분간 애마를 몰아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날은 쌀쌀한데 영상 5도 정도 되네요.

산위에 바람만 없다면 나름 괜찮은 산행이 예상됩니다.

주차장은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만

그래도 제법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네요.

'아차차!!'

트렁크에 넣어두었던 스틱이 보이지 않습니다.

'끙'

오늘은 순수하게 다리 힘으로만 산을 타야 합니다.

내려올 때가 걱정이 되네요.

그래도 오랜 시간 일봉산과 천안천에서

근력을 키웠으니 걱정하지 말자고

스스로 다독이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하산하면서 산촌에 들러서 먹던 묵밥이 생각납니다.^^

이제 8시를 조금 넘긴 것 같은데,

손잡고 앞서가는 분들을 보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어제 저녁에 아내에게 제안했다가

거절을 당해서 기분이 좀 거시기 합니다.^^;;

산행하면 반성해봅시다!!!

 

 

최근에 눈과 비가 종종 내려서인지

물 흐르는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내려올 때 동영상으로 좀 담아야겠습니다.

 

오른쪽 길은 안식년에 들어가기 전에

애용하던 하산길이었습니다.

4살 정도 된 아들을 데리고 오르던 길이기도 하지요.

생각보다 험합니다.^^

오늘은 사진은 지양하고

조용히 산을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거친 숨소리를 뱉어가며

580여 개의 계단 +a를 올라 팔각정에 도착했습니다.

역시 동네 뒷동산과 광덕산은 레벨이 다릅니다.

그래도 쉬지 않고 오를 만큼 다리는 튼튼해졌습니다.

다만 마스크를 쓰고 오르니

숨이 가쁜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심장이 터질 듯한데

나이가 들기는 했는가 봅니다.^^;;

 

마스크를 쓰고 오르다 보니 안경이 습기가 물이 되어 시야를 가립니다.

헬기장을 우회하는 길을 다시 열었습니다.

하여 계단 길을 접고 산길을 택하여 오릅니다.

헬기장을 지나서 잠시 휴식을 취해봅니다.

공복 상태여서인지 더 에너지가 당깁니다.

오늘은 유독 혼자 오시는 여성분들이 많습니다.

나름 건강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물론 늘 계시는 등산객분들도 여전하네요.

수다스럽게 내려오시는 중년분들이 지나가니,

막걸리 냄새가 같이 지나갑니다.

'안전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헬기장부터는 경사가 더 급해집니다.

주변을 볼 여유도 없이 계단만 보고 오릅니다.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한걸음만 더, 한걸음만 더'

심장은 터질 듯 하지만

다리는 후들거리지 않습니다.^^

저 바위가 보이면 98% 정도는 온 셈이지요.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3분여를 더 걸어서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1시간이나 소요되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뒤처진 시간이지만

이 정도면 관리 잘하고 있다고 위로합니다.^^;;;

정상은 안개로 뒤덮여 있어서

경관을 감상하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룹니다.

바람이 꽤 쌀쌀하게 부네요.

땀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손이 시립니다.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가족들 단톡방과

BR친구 단톡방에 올려둡니다.

산 정상에서는 무선 통신이 잘 터지지 않지만

일단 올려두고 봅니다.

챙겨갔던 한라봉을 까먹다가는

손이 얼어버릴 것 같아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바로 자리를 뜹니다.

항상 그랬듯이 장군바위, 부용 묘 길을 택하고

찬바람을 피하고자 속도를 높여봅니다.

아직 겨울인지라 주변에는 감춰진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차가운 바람도 막힘없이 들이칩니다.

여기에도 소원을 비는 돌탑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빌 수 있는 정성이라면,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 잘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역시 스틱이 없으니 팔로 지지를 못해서

무릎에 부하가 많이 걸리네요.

나름 체중 줄이고 근육량 늘렸다고 생각하는데

무릎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봅니다.

페이스북 광고를 보고 무릎 보호대도 사서

착용했는데, 하산 길에서는 빛을 보지 못합니다.

물론 올라갈 때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심스럽게 하산하면서

대나무 숲을 다시 한번 지나게 됩니다.

아직은 겨울이 맞습니다.

노랗게 변색이 되었어도 대나무 숲은

그냥 대나무 숲이네요.

 

이제 1km 정도 남은 것 같은데,

여기에도 돌탑이 있습니다.

뭔가 하나 올려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만

괜히 다른 돌도 무너뜨릴까 봐

눈으로만 소원을 빌어 봅니다.

그 소원은 항상 동일합니다.^^;;;

가을에 노란 잎을 쏟아내던 은행나무,

이제 다시 화려한 옷을 입을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광덕사를 지나서 오늘의 산행을 종료합니다.

약 2시간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간을 단축한 것 같네요.^^

일봉산-천안천 운동이 나름 효과가 있다고

자부하면 마무리합니다.^^;;

 

 

천년 고목 느티나무, 묵묵하게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조형물들이 온기를 조금은 불어넣고 있네요.

광덕산 계곡물소리가 너무 맑습니다.

올라갈 때 기억을 되살려 동영상으로 담아봅니다.

 

주차장에서 올라가다 보면 드립 커피를

파는 작은 카페가 있습니다.

하루에 70잔 정도만 제한적으로 판다고 하는데

올라갈 때 텀블러에 받아 가도 좋을 듯합니다.

 

 

마음먹은 것은 실행하는 습관,

오늘은 광덕산 산행으로 실천합니다.

땀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