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기 돌아보기] 서산 간월도와 원산도
서산, 태안 돌아보기
간월도와 원산도
역시 일기예보가 자꾸 빗나가고 있습니다.
눈 떠보니 해님이 비웃기라도 하듯이 방글거리고^^
기온이 벌써 28도, 살짝 짜증이 나네요.
'흠... 오늘내일 짧게 캠핑을 즐겨볼까?
에라 모르겠다.'
아내의 승인을 받고 필수품만 백팩에 구겨 넣고
집을 나섭니다.
" 돌아보다 캠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연락 줌세"
" 다녀오시게"
오늘은 먹을 것은 챙기지 않습니다.
포장해서 해결하고 텐트에서는 잠만 잘 생각이니까요.
오늘의 목적지는 원산 대교!
한적한 바닷가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티맵에 원산 대교를 입력하니 약 2시간 거립니다.
'일단 가보자'
시동을 걸고 열심히 달려봅니다.
헐, 30여 분을 달려 예산에서부터 비가 쏟아집니다.
먹구름을 보니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기는 한데...
'흠, 이런 상황이면 감흥은 느끼지 못하겠군'
잠시 멈추고, 서산 친구에게 전화를 하지만
바쁜 모양입니다.. 역시 지역 유지는 다름!
'간월도'
'그래, 간월도 가서 바람 좀 쐬고 굴밥이나 먹자'
티맵 목적지를 변경하니 20분이면 도착할 것 같아서
빗속에서 최대한 안전 속도를 유지하고 달립니다.
수덕사를 지나 갈산을 거쳐 AB 방조제를 건넙니다.
드디어 도착!!
비가 와서인지 사람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만,
간월암을 찾는 사람들로 주차장에는
꽤 많은 차량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01 오랜만이다. 간월도!
간월도를 알게 된 지도 30여 년이 되어 갑니다.
물론 서산 친구 덕분이지요.
머리를 식히거나 답답할 때 찾아왔던 곳이고,
결혼 전부터 종종 왔던 곳이지요.
한데 비 오는 날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이 새롭기만 하네요.
간월암은 만조가 되면 건너지 못하는 곳입니다.
즉, 자연적으로 속세와 떨어져 있으니
수행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간이 선착장이 생겼습니다.
소원을 빌며 쌓아 올린 돌탑들을 다져서 만들었는가 봅니다.
그 소원들을 모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조에도 보트를 타고 건너오거나
다른 항구까지도 이동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본섬 쪽에도 선착장이 생겼지요.
간월암의 사진입니다.
만조가 되면 혼자 둥둥 떠있는 모양새가 돼서
사람들이 찾는 것 같습니다.
어디 든 수행하기 좋은 곳에는 사찰이 있습니다.
그만큼 스님들이 명상하기 좋은 장소를 찾자고
발품을 많이 팔았다는 얘기가 아닐는지^^
고행 또한 적지 않았을 것이고!
작년 초여름에 간조기 때 방문했었는데...
덥지 않을 때라서 시원하게 둘러보고 갔었지요.
오늘은 비도 내리니 짤막하게 돌아보고 가겠습니다.
보수 공사하던 곳들은 모두 마무리가 되었네요.
고향 초등학교 뒷마당에
800년이 넘은 팽나무 5~6그루가 있었습니다.
항상 그늘 아래에서 책 일기에 몰두하곤 했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팽나무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동안
저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당연히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속세로 나가는 문일까요? ^^
오히려 자연으로 나가는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월암에서 바라본 뭍!
저 언덕 위에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캠핑, 차 박 등 불가합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흙으로 된 시골길만 있었는데...
간월암으로 진입하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썰물에는 해변을 통해서 들어올 수도 있지만
짐을 들고 다니기에는 쉽지 않은 길이었고요.
주차장으로 올라와서 등대를 보러 내려가 봅니다.
등대까지 가면서 돌아본 모습입니다.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릅니다.
항구가 커진 것 같습니다.
개발에 가속이 붙은 것인지 확장 작업을 해서 그렇게 보이는가 봅니다.
앞 쪽으로 방파제도 새로 쌓았습니다.
활발해지는 듯하네요.
소라 껍데기로 만든 주꾸미 주낙이 엄청 쌓여 있습니다.
어릴 때 소라 껍데기를 줄에 매달아
선착장 돌 틈 사이로 내려놓고,
돌 사이에 살던 게들이 입주하기를 기다렸다가
잽싸게 끌어올려 잡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게들을 돌 사이에 산다고 해서
'돌 중계'라고 불렀습니다.
장을 담가서 먹기도 하고
찌개에 넣어서 먹기도 했었지요...
어디 가나 요즘 새들은 겁이 없는가 봅니다.
닭둘기, 뻐꾸기에 어제는 종달새도 봤고,
오늘은 떼거지로 먹이 달라는 갈매기까지...
사실 아이들이 계속 새우깡을 던져주고 있어서
여기로 집합해있는가 봅니다.
그리 좋은 것은 아닌 듯한데...
새우깡 먹으면 갈매기도 설사합니다.^^;;;
여기는 등대가 하나뿐이네요.
통상 흰색, 붉은색 두 개씩 세워두던데...
아무튼 짤막한 시간에 바닷바람 원 없이 맞아보네요.
입에서 짠맛이 느껴질 정도로...^^
이제 돌아가야겠습니다.
02 원산 대교와 원산 해수욕장
간월도에서 잠시 바닷바람을 맞았더니
땀과 섞여서 좀 끈적한 느낌이 듭니다.
후덥지근한 날씨도 한몫하고 있고~
후딱 차에 탑승하고 에어컨부터 돌려봅니다.
땀을 식히면서 잠시 생각이라는 걸 해봅니다.
'귀갓길에 삽교에 들러 해산물 좀 싸 들고 갈까?'
티맵을 켜니 이전에 검색한 원산 대교가 나오네요.
40분 거리랍니다.
'흠... 그래 원래 목적지가 거기니 일단 가보자!!!'
마지막 컷을 담고 드라이브를 시작합니다.
40여 분을 달리면서
안면도 해안의 해수욕장을 모두 패스하고,
원산 대교를 건너서 길이 끝날 때까지 달려봅니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회전해서 내려가면
거기가 원산도 해수욕장입니다.
서해안 바다의 공통점, 송림이 많다는 것!
해풍을 맞으며 자란 소나무들이 하늘 향해 뻗어 있습니다.
저 안에서 쉬는 것이 진정 자연 휴양이 아닐까 싶네요.
조금 걸어 나가다 보니 고향의 냄새가 납니다.
그중에도 텐트를 치고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고요하고 조용한 바닷가에서 나름 신선놀음을 하는 것이지요.
오른쪽으로 넘어와보니 여기도 조용하기는 마찬가지네요.
아직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원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비가 많이 오기는 왔는가 봅니다.
통상 이런 모습은 폭우 뒤에 볼 수 있는데...
뭍에서 모인 물들이 바다로 흘러가면서
만들어내는 수로입니다.
오른쪽으로 넘어왔습니다.
캠핑장이 있습니다.
돌로 된 바닥으로 15개의 자리가 있습니다.
물론 무료는 아니겠지요.
모래밭에 설치하면 1만 원, 데크는 2만 5천 원이랍니다.
물론 전기는 없습니다.
좀 더 위로 올라가면
진입로 옆에 주차장과 샤워장, 화장실이 있습니다.
새로 지은 건물이라 상당히 깔끔합니다.
캠핑을 즐기는 몇몇 가족이 있습니다.
파고도 높지 않고 깊지도 않아서
아주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듯합니다.
서해안의 특징, 깔끔한 모래밭에서
아이들, 어른들 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몇몇 가족은 돌로 만들어진 테이블 위에서
얼큰한 라면을 끓여 먹고 있기도 합니다.
폼이 벌써 물놀이를 두어 번 한 모습이네요~
바닷물에 발 좀 담가보고 싶어서
차에 가서 슬리퍼를 찾았다만 없습니다.
아무래도 엊그제 캠핑 후 집에 가져다 뒀나 봅니다.
아쉬움만 안고 사진으로 대신 분위기를 담기로 합니다.
'좀 이쁘게 그릴걸^^;;'
송림을 끼고 해변에서 나오는 길,
여기가 정문입니다.
근처에 주차장과 샤워장/화장실 건물이 있습니다.
한 바퀴 짧게 돌아온 셈이군요.
개발이 많이 되지 않아서 화려한 볼 것은 없었지만,
원시의 해변을 보는 듯하여 너무 편안했습니다.
그나저나 아침을 걸러서 허기감이 몰려오네요.
서둘러 귀가하기로 하고 가는 길에
게국지나 굴밥을 맛보기로 합니다.
물론 먼저 나오는 식당으로 들어가기로...
넘어갈 때는 원산 대교 중간에 쉼터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차를 세우고 주변을 관망합니다.
놓치지 않습니다.
드르니항 가기 전에 다리와 마찬가지로
다리 아래로 물살이 거센 것이 느껴집니다.
높이와 더해 잠시 찌릿함을 느낀다.
안면도에서 돌아오는 길,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대각선 건너편으로 식당이 눈에 들어옵니다.
'꽃게 살 비빔밥', '게국지', '간장게장', '꽃게탕'...
신호를 대기하는 동안 군침을 돋우고 말았습니다.
바로 좌회전해서 진입합니다.
식당 내부가 깔끔해서 기대감을 높여줍니다.
"꽃게살 쌈장, 1인분 부탁합니다"
"예, 혼자 드실 거면 비빔밥도 괜찮을 듯하네요"
"아, 그래요? 그럼 그걸로 부탁드립니다."
잠시 메뉴판을 살펴보니 가격이 장난이 아니네요.
간장게장 1인분에 33,000원,
좀 더 큰 거는 40,000원을 부릅니다.
"요즘 꽃게 값이 금값이네요~"
사장님의 넋두리가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회사 근처 '청지기 게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훨씬 저렴한 듯...
물론 바닷가라 신선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돌아오는 길, 피로가 몰려옵니다.
핸들을 놓쳐 공사 중 가이드 통을 받았던지라,
잠시 간월도에 차를 세우고 거친 바다 바람을 맞아봅니다.
언제 세웠는지 모르겠다만 그리 인상적이지 않네요^^
그래서 그런가 잠이 달아납니다.
휴가 중 마지막 1박 2일 캠핑을 생각했습니다만,
왔다 갔다 하는 날씨, 일기예보에 진만 뺀 모양새입니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바라본 하늘,
도널드 덕? 아기 돼지?
무엇인가를 닮은 듯한 구름을 보면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합니다.